지역적 희귀 알레르기, 오늘은 대전입니다. 대전에는 보라매공원, 둔산대공원, 한밭수목원 등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공원들이 잘 조성되어있는데요, 의도치 않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요인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산책 중 느티나무 아래 벤치에 앉은 이후 이상한 피부 반응을 경험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그 원인인 느티나무 수액 알레르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대전 도심 공원 내 느티나무의 분포와 수액 노출 가능성
느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수입니다.
대전 지역의 대부분 공원에서는 그늘을 제공하고, 병해충에 강하며, 성장 속도가 빠른 특성 덕분에 느티나무가 활발히 식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벤치나 산책로 주변에 배치되어 있어 시민들이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자주 형성됩니다.
느티나무는 봄에서 여름 초입까지 수액이 활발히 분비되며, 수액이 잎, 가지, 줄기 표면에 맺히거나 떨어지면서 벤치, 손잡이, 운동기구 표면에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에서 무의식 중 피부가 접촉하면 수액 성분에 반응을 보이는 사람의 경우 피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직접 경험한 느티나무 수액 알레르기 증상
누군가 느티나무 수액에 처음 접촉한 날은 맑고 따뜻한 5월 초의 오후였습니다.
둔산대공원 벤치에 20분가량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팔 안쪽에 묘한 간지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팔과 손목 주변에 붉은 반점과 부어오름, 따가운 통증이 발생했고, 그 증상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벌레 물림이나 땀띠로 여겼지만, 다음 날까지 증상이 지속되고, 피부에 물집이 생기며 진물까지 발생해 결국 피부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는 ‘수액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느티나무와 같은 수액 분비 나무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느티나무 수액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이유
느티나무 수액에는 페놀계 화합물, 라텍스 성분과 유사한 식물 단백질, 폴리페놀 계열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성분은 일부 사람의 피부에서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유도하여, 가려움, 염증, 발진, 수포 등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느티나무 수액 알레르기에 더 민감합니다:
- 아토피 피부염 병력이 있는 사람
- 고온다습한 날씨에 장시간 야외 활동한 사람
- 팔·다리 피부 노출이 잦은 복장을 입은 사람
- 라텍스, 고무장갑, 접착제 등에 알레르기 반응 경험이 있는 사람
또한, 수액이 눈, 코, 입 등에 직접 접촉될 경우 결막염, 비염 증상까지 유발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느티나무 수액 알레르기 진단 및 치료 과정
피부과에서는 증상을 기반으로 접촉성 피부염 또는 알레르기성 접촉 반응을 우선 진단합니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검사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 Patch Test(첩포 검사): 특정 수액 성분에 피부 반응을 확인
- IgE 항체 검사: 수액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수치 분석
- 피부 조직 검사: 증상이 심한 경우,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시행
필자의 경우는 항히스타민제 경구 복용, 스테로이드 연고 도포, 냉찜질, 보습제 사용으로
3일 후부터 증상이 완화되었고, 일주일 내 대부분의 피부 반응이 사라졌습니다.
일상 속 느티나무 수액 알레르기 예방법
느티나무 수액에 의한 알레르기 증상은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공원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생활 속 예방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 활동 시 주의 사항
- 벤치나 나무 아래 앉기 전 표면 확인: 수액이 묻어 있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한 후,
종이나 옷 등을 깔고 앉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 노출 피부 줄이기: 반팔, 반바지보다는 얇은 긴소매·긴바지 착용이 피부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 활동 후 즉시 세안 및 세정: 손과 팔, 목 등 노출된 피부를 흐르는 물로 잘 씻고,
자극이 생기면 냉찜질과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초기 대응에 효과적입니다.
어린이와 노약자 보호
- 어린이는 공원 내 기구나 나무 줄기에 손을 대는 일이 많아 접촉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호자는 특히 아이가 수액에 접촉 후 눈을 비비거나 입에 손을 가져가지 않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 고령자는 피부 장벽이 약하므로,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며 피부 트러블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전 예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전시 도심 공원 내 수액 알레르기 대응 필요성
대전은 공원 관리가 잘 되어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도심 속 나무로 인한 알레르기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차원의 사전 고지나 알레르기 안내 시스템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제안할 수 있는 정책 대응 방향
- 수액 분비 시기 공원 안내문 설치: 개화기나 수액 분비 시기에는
“수액 주의” 안내판을 설치하거나 관리 구역 내 안내 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알레르기 주의 수종 관리 매뉴얼 마련: 느티나무처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나무는
조경수 선택 시 일정 거리 이상 이격 배치하거나, 접촉 빈도가 높은 장소(벤치 주변 등)엔 대체 수종을 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 시민 대상 환경 알레르기 교육 확대: 공원 이용객이나 학교 단체 대상
환경 알레르기 예방 교육 및 알레르기 체험 사례 공유를 통해 사전 인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공원은 힐링의 장소지만, 알레르기도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도시 생활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대전의 도심 공원은 시민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신체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자연이 항상 ‘무해한 존재’는 아닙니다. 느티나무처럼 일부 수종은 알레르기 유발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알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염, 결막염,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이번 체험을 통해, 평소에 당연하게 느꼈던 공원의 나무 한 그루도
개인의 체질과 환경 조건에 따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자연을 존중하되, 그에 대한 이해와 대응력도 함께 갖추는 시민 의식이 필요합니다.
도심 속 공원을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시스템 구축과 시민 개개인의 실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